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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집단소송제도, 왜 필요한가 - 본회의 소송 경과를 짚어보며
이름 좌혜선 변호사 단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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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소비자 소송 수행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자율분쟁조정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자율분쟁조정위원회는 국내 유일의 민간 소비자분쟁 조정기구이다. 소비자분쟁에서 조정의 성립여부는 사업자에게 문제해결의지가 있느냐에 달려있다. 사업자가 소비자의 권리를 존중하려는 의지가 없는 경우 조정은 불성립되고, 소비자는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 외에 남은 길이 없다.
상조소송과 홈플러스 개인정보소송은 본회가 진행한 2건의 소비자 소송이다. 상조소송은 소비자 255명을 위하여 13건의 소송을 수행하였다. 2013년 9월에 소장이 제출되었고, 2016년 10월까지 11건의 소송에서 원고로 참여한 소비자에게 승소금이 전달되었다([표 1] 참고). 홈플러스 개인정보소송은 소비자 683명을 위하여 2015년 7월에 소장을 제출하였고,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본회는 위 두 건의 소송을 직접 수행하면서 집단소송제도 도입의 절실함을 느꼈다. 최근 집단소송제도에 대한 논의가 많아지고, 그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경제단체들은 남소의 위험, 직업적 원고 발생, 변호사만 배불리는 일이라는 등 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본회 역시 경제단체가 지적하는 이러한 문제점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본회는 직접 법안을 만들고, 어떠한 방향으로 집단소송제도가 도입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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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본회가 진행한 소송의 경과를 살펴보겠다. 이를 통하여 왜 소비자단체가 직접 나서서 이러한 소송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조 소송

2010년 3월 이전 상조업은 자유업으로서 누구나 사업을 영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일부 업체들의 경영부실과 불건전한 운영으로 인하여 피해를 주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였다. 이에 상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2010년 3월 17일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을 전부 개정하여 상조업을 선불식 할부거래로 하여 동법에서 규율하기에 이르렀다. 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등록제를 도입하고(제18조), 사업자에 대한 정보공개의무를 부과하였고(제23조 제2항), 상조업체의 부도 또는 폐업시 가입자 보호를 위한 선수금제도를 마련하였다(제27조 제1항). 계약일로부터 14일 이내에는 위약금 없이 철회를 가능하도록 하고(제24조 제1항), 서비스를 받기 전까지는 언제든지 계약해제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등(제25조 제1항)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문이 들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입법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조 소비자 피해는 근절되지 않았다. 일부 상조업체는 언젠가는 닥치게 될 경조사를 대비하여 쌈짓돈을 넣어둔 것을 악용하였다. 통상적인 거래의 경우 사업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기와 소비자가 대금을 지불하는 시기 간에 차이가 없으나, 선불식 할부거래에서는 소비자가 대금은 미리 지불하면서 상품이나 서비스 제공은 이후에 제공되기에 소비자가 계약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피해를 당할 위험이 커지게 된다.
본회가 소송을 진행한 사례를 보면, 소비자가 상조계약을 체결했던 ○○상조회사가 회원 명부를 ●●상조회사에 이관하고 폐업한다. 상조회사가 폐업하는 경우 할부거래법에 의하면 소비자는 납입금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할부거래법 제25조 제3항 선불식 할부거래업자는 소비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계약을 해제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청구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휴업 또는 폐업신고를 한 때.-

그런데 회원명부를 이관받은 ●●상조회사는 ○○상조회사를 양수한 것이 아니고 단지 회원명부만 이전받은 것이므로 상조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환급금 반환은 어렵다고 주장하였다. 본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는 조정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였으나 사업자의 불수락으로 조정은 불성립이었다.
이 사건은 상조업체가 할부거래법을 위반한 것이 명백하고, 법에서 인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왜 상조업체는 법 위반이 분명한 사안임에도 환급금 지급청구에 묵묵부답이었을까. 상조업체가 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할부거래법에서 정한 처벌은 고작 과태료 1천만 원이다. -할부거래법 제53조 제3항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9. 제25조를 위반하여 대금 또는 지연배상금을 환급하지 아니하거나 과다한 위약금을 청구한 자.-

상조업체가 버티면 1천만 원이면 해결된다. 굳이 나서서 소비자의 권리를 챙겨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상조계약의 특성상 고령 소비자가 대부분이고 환급을 받을 수 있는 금액도 소액이다. 소송을 제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은 소비자로 하여금 환급금을 포기하게 한다. 본회는 이러한 취약한 상황에 있는 소비자를 위하여 ○○상조회사에 대하여 환급금 반환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채무불이행 청구소송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환급금 지급 청구소송을 통하여 소비자들의 권리를 회복하고자, 소액・다수의 소비자 피해를 양산하는 상조업체에게 소비자 권리가 실현된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였다.

홈플러스 개인정보소송

2014년 7월 27일 MBC <시사매거진 2580>의 보도에 의하여 홈플러스 경품조작 사건이 세상에 처음 알려지게 되었다. 2013년 12월 26일부터 2014년 2월 8일까지 실시된 《홈플러스에서 다이아몬드가 내린다》라는 경품행사의 경우 경품으로 내건 시가 7800만 원에 상당하는 다이아몬드가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사실, 경품행사 기간은 물론 기간 종료 후에도 홈플러스는 다이아몬드를 확보하지 않은 사실, 실제 당첨자에게 연락을 취한 이력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홈플러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보험서비스팀 직원들은 5차례에 걸쳐 지인으로 하여금 당첨되도록 조작하고, 경품을 지급받아 현금화하여 나누어 가졌다. 경품 조작에 직접적으로 가담한 직원들에게는 업무상 배임이 인정되었다. 홈플러스는 해당 직원들을 경찰에 고소하고,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건은 개인비리로 그치지 않았다. 더 심각한 문제가 바로 ‘개인정보 불법매매’였다. 홈플러스가 보험사에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면서 개인정보를 판매하였고, 이를 통하여 얻은 홈플러스의 수익이 231억 원이다.
중요한 점은 여타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는 다르게 기업 차원에서 ‘보험서비스팀’이라는 전담 부서를 만들어서 활동했고, 그룹 경영진이 이에 개입하는 등 조직적으로 행해졌다는 것이다. 고객이 제공한 개인정보를 보관하고 관리할 의무가 있는 대형 유통사에서 개인정보에 대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본회는 홈플러스에 대하여 성명서 발표와 불매운동 등의 단체행동,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의 분쟁조정을 거쳤다. 그러나 소비자피해에 대한 직접·구체적 구제를 위하여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라는 대응을 통하여 유통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개인정보를 경시하는 행태에 대하여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본회는 홈플러스의 개인정보 불법매매사건의 피해자 683명을 위하여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왜 소비자에게 집단소송제도가
필요한가?


소비자 문제는 소액・다수의 피해라는 특징을 갖는다. 상조소송의 경우 원고 1인이 받은 승소금은 작게는 40여만 원, 많게는 3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소비자는 100만 원 남짓의 돈을 받겠다고 소송을 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게 된다. 상조소송은 3년이 걸려서야 납입금을 환급받을 수 있었다. 단지 소비자는 할부거래법에서 보장된 환급금을 받은 것에 불과하다. 소비자가 위자료를 청구한 것도, 지연이자를 받은 것도 아니다. 그저 법에서 보장한 납입금을 받겠다고 소송을 한 것이다. 상조소송에서 소비자가 부담한 비용은 단 1만원. 상조소송은 소비자단체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2011년 8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2014년 1월 카드사 신용정보 유출사건, 2015년 1월 홈플러스 개인정보 불법매매 사건, 2015년 4월 가짜 백수오 사건, 2015년 7월 송학식품 대장균 떡볶이 사건, 2015년 9월 폭스바겐 배기가스 사건, 2016년 7월 웅진코웨이 얼음정수기 사건, 2016년 9월 이케아 말롬 서랍장 사건 등등. 모두 열거할 수 없을 만큼 소비자 사건은 계속되고 소비자 피해는 증가하고 있다. 소비자 문제가 계속되는 것처럼 기업 역시 변하지 않았다.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옥시에 대한 검찰조사는 왜 사건발생일로부터 5년이 지나서야 있었던 것일까? 기업들은 문제가 터지면 국내 최대 로펌을 끼고 갖은 방어를 다 해내는데, 소비자가 어떻게 이를 당해낼 수 있단 말인가? 집단소송제도. 이것은 소비자에게 최소한의 무기를 달라는 것이다. ‘소비자 주권’이라는 허울뿐인 말을 만들어내서 소비자를 우롱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소비자 집단소송제도는 소비자가 소송의 주체로 소비자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는 당연하고 소박한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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