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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나라 1인 가구의 증가 현황과 사회적 함의(含意)
이름 이명진 교수 단체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사회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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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현황

지난 2001년 경제학자 매카시가 <이코노미스트>에서 싱글여성경제를 언급하면서 주목받은 1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많은 사람의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심지어 2008년 다보스 세계경제 포럼에서는 ‘싱글경제의 형성’이 핵심 주제어로 다루어졌다. 그 만큼 1인 가구 증가 현상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0가구 가운데 12가구인 11.8%가 1인가구로 추정된다. 주로 선진국에서 그 비율이 높은데, 지역별로 보면 2015년 현재 서유럽이 가장 높은 1인 가구 비율(28.9%)을 보이고 있다. 특히 독일과 노르웨이의 경우는 약 38%에 육박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북미’ 26.7%, ‘호주’ 25.7%, ‘동유럽’ 22.0% 순으로 1인 가구 비율이 높다. 아시아의 경우는 ‘일본의 1인 가구 비율’이 32.7%에 이른다. 특히 장기화된 경기 불황에 따른 비자발적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동경 같은 ‘대도시의 1인 가구 비율’이 45%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도 최근 1인 가구의 증가가 가시화되고 있어, 2015년의 ‘1인 가구 비율’은 약 16%로 알려져 있다. 10년 사이에 1인 가구 수가 두 배로 증가하였다. 2025년경에는 1억 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사회에서도 1인 가구의 증가 추세는 가파르다. 2015년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985년 6.9% 수준이던 ‘1인가구 비율’은 1990년 9.0%, 1995년 12.7%, 2000년 15.5%, 2005년 20.0%, 2010년 23.9%, 2015년 27.2%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30년 사이에 약 4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현재 1인 가구는 이미 2012년도부터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가구 유형이다. 2015년의 ‘1인 가구’ 수는 520만 가구로 전체 27.2%를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 높은 비율을 보이는 가구 유형은 ‘2인 가구’로 그 수는 499만 가구(26.1%)로 나타났다. 그리고 ‘3인 가구’는 410만 가구(21.5%), ‘4인 가구’ 359만 가구(18.8%), ‘5인 이상 가구’ 122만 가구(6.4%)로 나타났다. 시·도별 1인 가구 비율을 보면 ‘강원’이 31.2%로 가장 높았고, ‘전남’과 ‘경북’이 각각 30.4% 순으로 나타났으며, ‘인천’ 23.3%로 가장 낮았다. 남성은 혼인 직전인 20대 후반에 1인 가구 수가 정점을 이루다가 점차 감소한다. 반면에 여성은 20대 중반에 1차 정점에 달한 후, 혼인으로 감소했다가, 사별 등으로 점차 증가해 70대 후반에 2차 정점을 보이는 일종의 쌍봉 유형을 보인다.

1인 가구 증가의 원인과 특징

전 세계적으로 1인 가구의 증가는 여러 요인과 관련이 있다. 1인 가구 증가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개인주의의 확산을 들 수가 있다. 많은 사람이 혼자 살면서 다른 사람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기를 희망하고 있다. 또한 많은 문화권에서 기존의 가족 체제가 더 이상 구성원에게 독점적으로 기존의 가족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가족으로부터 벗어나서 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고령화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 남녀의 생물학적 수명의 차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배우자나 파트너의 죽음 이후에 혼자 사는 노년 인구의 증가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젊은 세대 사이에서 1인 가구의 증가는 교육이나 취업 같은 경제적인 문제와 관련이 깊다. 많은 나라에서 고등교육은 지역사회 내에서만 이루어질 수 없다. 불가피하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서 고등교육을 받아야 한다. 취업도 마찬가지이다. 특정한 지역에서만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선진국에서 이러한 상황이 단지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교육과 고용 부문에서 경쟁이 심해지고 일자리의 질이 하락하면서, 청년 세대가 혼자 살아야 하는 기간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
한국사회의 1인가구의 증가 추세도 전 세계적인 흐름과 유사한다. 특히 정치·경제·사회문화적 변화가 시공간을 아울러 극히 압축적으로 이루어져온 한국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여, 그 추세가 매우 가파르다. 제도적 가족으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다양한 탈가족화, 개인화의 증후, 교육과 취업으로 인한 독신 선택 또한 매우 집약된 경로를 보여준다. 1인 가구는 ‘혼자 산다’라는 이름으로는 상호 연결되지만 상이한 현실로 엮여있다. 무엇보다도 자발적인 1인 가구와 비자발적인 한국의 1인 가구가 존재한다. 아울러 청년층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그 구성이 매우 다양하다. 내부의 경제적 양극화나 이질성도 매우 큰 편이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1인 가구의 주된 혼인 상태는 2005년 이후 고연령대로 가면서 미혼, 이혼, 사별로 변화하는데, 여기에는 세대와 경제적 수준, 성별이라는 요인이 서로 복합적으로 맞물려있다.
먼저 1인 가구와 관련하여 중요한 첫 번째 축으로서 세대의 문제에 주목해보자. 20대와 30대에서 미혼 상태의 1인 가구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평균적인 결혼 적령기가 점차 지연되고, 다양한 사회·구조·개인·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결혼이라는 생애주기상의 과업을 연기하거나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난 탓이다. 1인 가구 내에 전문·사무직의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동시에, 아직 직업을 구하지 못했거나 불안한 직업 지위로 인해 사회적으로 부유(浮遊)하고 있는 세력 또한 커지고 있는 현 세태는 추후 40대 이상 1인 가구 구성의 특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40대와 50대는 1인 가구의 사유에 있어 가장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집단이다. 이 연령대에서 전반적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이혼에 의한 1인 가구는 두 차례의 경제 위기를 겪으며 기업 차원에서 이루어진 대규모 정리해고, 구조조정, 생산의 자동화 및 해외 이전으로 인해 전면적인 삶의 재편을 경험해야 했던 사람이 대다수이다. 여기에 자녀의 조기 유학으로 인해 기러기 가족의 삶을 선택한 이들, 다양한 이유로 비동거 상태에 있는 가족이 더해져 이 세대의 내적 지형을 보다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1인 가구 중 가장 빠른 증가폭과 속도를 보이는 연령대는 고령화로 꾸준히 증가 중인 60대 이상의 세대이다. 노인 1인 가구는 2000년 70만 8985명에서 2010년 120만명 가까이 증가하였다.
이러한 세대별 1인 가구의 의미는 경제적 수준과 성별에 따라서도 구별해 볼 수 있다. ‘1인 가구의 평균 소득’이 전체 가구의 43%에 불과하고 1인 가구 중 50.8%가 ‘한 달 수입이 100만원에 못 미치는 저소득층’에, 27.1%가 ‘한 달 수입 100만-200만원 사이의 차상위계층’에 속한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경제적 취약성은 1인 가구를 구별짓는 중요한 특징이다. 성별 변수 또한 1인 가구 중 여성 가구주가 222만 가구로 남성 가구주 192만 가구를 압도하기에 1인 가구의 문제는 곧 여성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50대 후반 이후에서 여성 1인 가구 비율이 높고 65세 이상부터 그 차이는 더욱 커져 빈곤의 여성화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

1인 가구에 대한 관심의 추이

선진국의 경우 1인 가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1990년대에 주로 1인 가구의 증가라는 새로운 현상에 주목하여 그 영향 요인들을 밝히거나 시계열적으로 이 변화를 분석하려는 초기적인 시도를 시작한 것이 1인 가구에 대한 관심의 초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주제 면에서 한층 다변화된 양상이 발견된다. 그 관심의 초점은 특정 도시를 대상으로 하거나 1인 가구의 원인과 결과, 1인 가구 내에서의 다양성 등을 다각적으로 규명하는 방향으로 선회하였다. 비교적 최근에는 사회학적 관점에서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과 분리에 따른 문제점 등이 집중 조명되기 시작했다. 특히 사회적 관계망의 분절이나 소득 불평등에 따른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회 정책적 함의를 부각시키는 차원에서 1인 가구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보다 거시적인 맥락에서 문제를 조망할 수 있게 하는 통찰력을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한국 사회의 경우 1인 가구 관심이 본격화된 시기는 서구보다 다소 늦은 200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초창기에는 노인 1인 가구와 독신 가구의 경제 상태, 소비 등에 주로 초점을 두었다. 그러던 것이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1인 가구 비율’이 20%를 상회하고 이 현상에 대한 학문적 관심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곧바로 주제의 다양·세분화의 수순을 밟는다. 그 중에서도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주택수요·문제·정책에 관한 연구 등이 대표적인 조류를 이루었다.
비교적 최근에는 서울 같은 지방자치단체 내지는 전국 단위로 1인 가구의 특성·유형별 공간적 분포를 다루는 문제에 천착(穿鑿)한 경우가 많다. 취약계층이 집중되어 있는 지역을 파악함으로써 지역 단위의 사회복지정책 수립에 기초가 되는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만하다. 다만 내적인 이질성이나 특성에 주목하지 않고 단순히 어디에 거주하고 있는가에만 주목하는 인구학적인 분석이 1인 가구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는 충분조건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실제 경험하는 관계적인 고립이나 단절의 정도, 문화적 삶, 세대나 계층, 성별 등의 변수에 따라 특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대한 보다 현실적인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외에 1인 가구 내에 존재하는 연령, 소득 등의 이질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상별 접근이 일반화된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으로는 1인 가구 중 노인, 20~30대, 40~50대, 여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1인 가구의 특성과 문제의 다변화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이상의 흐름을 살펴보면 그 동안 국내에서 1인 가구와 관련된 관심은 1인 가구와 관련된 주택정책이나 사회 복지의 차원, 공간적 분포 또는 특정 집단의 성격 규명에 초점을 맞추어왔다. 그러나 대상의 파편화로 인하여 1인 가구 전반을 아우르는 윤곽을 그려내거나 내부적인 차이를 통합적이고도 체계화된 방식으로 드러내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1인 가구에 대한 정책 대안을 목표로 표방한 관심 역시 특정 연령이나 성별, 계층이 처하게 되는 어려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결과를 경제, 문화, 보건, 국가 등의 차원에서 총체적으로 규명하거나 1인 가구가 처해있는 상이한 상황에 따른 세분화된 처방을 제공해주지는 못하였다. 또한 서구의 경우와 비교할 때, 사회관계의 질적 변화에서 오는 1인 가구의 고립성이나 사회적 관계망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 또한 한계이다.

1인 가구 증가의 사회적 함의

1인 가구의 증가를 가족의 위기나 해체의 표상으로 보고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다양한 경제 주체의 증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동시에 사적 영역의 자율성 확대, 개인권의 확장 내지는 다양한 형태의 삶이 증가하는 의미 있는 현상으로 인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단순하게 독립적이고 자유로우며 여유가 있는 새로운 마케팅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기도 어렵다. 이 같은 변화가 가족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온 기존의 사회 통합 가치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 제기와 재검토라는 과제를 한국 사회에 던져주고 있음은 분명하다.
1인 가구의 급증은 거시적으로는 사회연대의 약화와 관계가 깊은 대표적인 현상이다. 일찍이 기든스(Anthony Giddens)가 언급한 것처럼 인간 사회의 ‘개인화’와 ‘개별화’, 관계적 고립과 단절은 사회적 연대와 통합의 가치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현대사회의 핵심 문제이다. 그리고 벡(Ulrich Beck)은 ‘개인화’를 ‘개인 사이의 유기적 의존 관계가 심각하게 해체되거나 구성원간의 적대적 관계가 증폭되는 상황’을 의미하는 용어로 사용하였다. 이는 현대인에게 안정감을 제공하고 정체성의 근거가 되었던 전통적인 관계의 해체로 인한 사회적 배제, 선택에 따른 삶의 다양함에 기인한 공동체적 연대의 약화 같은 근원적인 문제를 함축하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사회 성원을 사회, 단체, 공동체로 결합시키는 사회적 응집력이 감소하는 위기가 발생하고, 가치와 규범이 통일되지 못하여 사회 성원 사이에 상호 이해와 의미 전달이 어렵게 되는 규제의 위기가 수반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극단적인 사회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만들 수 있다.
동시에 1인 가구의 급증은 개인적인 차원의 관계망 축소를 의미한다. 가족을 위시해 작동해온 핵심적인 사회적 관계망이나 안전망, 정서·도구적 지지, 자원의 축소는 개인의 사회적 고립과 관계의 단절을 초래하고, 조화로운 상생과 사회적 통합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가족이 담당해온 다수의 기능이 이미 대부분 시장으로 이전되고 친밀한 관계 역시 시장에서의 교환적 관계에 의해 상당부분 잠식당하고 있다. 반면에 이러한 불균형을 상쇄시켜줄 국가적 차원에서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 노력은 아직까지 충분히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자발적인 1인 가구에게는 그 삶이 다양한 선택의 하나이자 스스로의 자아를 성찰적으로 구성해가는 과정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고, 특히 비자발적 1인 가구에게는 사회적 지지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사회적 정책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인구사회경제학적 배경의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1인 가구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생활양식을 보이고 있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가구에 대한 보다 다양하고 적극적인 사회·정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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