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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종 4색 1인 가구, 그 다양성을 반영한 정책이 필요하다
이름 변미리 센터장 단체 서울연구원 글로벌미래연구센터

혼자 사는 사람, 30년 만에 열 배 이상 증가하다

“혹 그 사실 아세요? 지하철 2호선이 싱글벨트라는 거?”
“싱글벨트, 그게 뭐예요?”
“서울의 지하철 2호선 주변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살아요. 그래서 서울에서는 그 지하철 노선을 싱글벨트라 불러요.”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우리 사회의 캠페인이었던 것이 불과 몇 십 년 전이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눈떠 보니 ‘혼자 사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시대로 이미 들어 와 있다. 2015년 통계청 인구센서스에 따르면, 한국 사회의 1인 가구‘는 무려 520만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27.2%를 차지했다. 30년 전인 1985년, ’1인 가구‘란 말 자체가 낯설었던 그 시기에는 단지 6.7% 사람들만 혼자 살았다.

혼자 사는 사람의 증가와 그 이유

1인 가구의 증가 현상을 인구학·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해보면,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젊은 세대의 결혼관 변화에 따른 비(非)·만혼의 증가, 한국의 교육환경에 기인한 기러기 가족 증가, 이혼·별거 등 경제적 빈곤함에 기인한 가족 해체 등에 기인한 비(非)자발적 독신층 증가, 그리고 고령화 진전에 따른 노인 독신가구의 증가 등 여러 요인과 함께 맞물려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의식의 변화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결혼을 더 이상 필수적인 인생 여정으로 여기지 않거나, 결혼을 늦추면서 일정 기간 혼자 사는 사람이 증가한다. 이는 남성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노처녀·총각이라는 단어는 점차 사용빈도가 줄어들면서 골드 미스, 골드 미스터란 단어로 대체되고, 혼자 사는 것이 뭔가 ‘간지’나는 것으로 여겨지는 문화도 한편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서울에서 처음 결혼하는 나이인 초혼 연령은 남자가 32.2세, 여자 29.8세로 남녀 모두 30세가 되어 처음 결혼을 한다. 또 다른 큰 이유 중 하나는 빠른 고령화의 결과이다. 이미 서울을 포함하여 한국의 고령인구인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를 넘었고, 이들 중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났다. 한편, 사회문화적 현상으로서의 기러기 가족, 이혼율의 증가 등으로 인해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났다. 서울의 경우 ‘전체 이혼율’은 7~8%대이나 ‘40~50대 이혼율’은 12~13%로 전체 이혼율보다 높다.

4종 4색의 1인 가구

1인 가구의 증가 원인이 복합적인 것처럼 1인가구도 개별화된 4종류의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서울에는 4종류의 혼자 사는 집단이 있다. 20대에서 30대 초반 직업을 구하지 못해 결혼할 엄두를 못내는 소위 ‘산업예비군 그룹’, 30대 후반부터 40~50대까지 가족의 해체, 실직, 기러기현상 등이 복합된 ‘불안한 독신자 그룹’, 실버세대인 고령자 1인 가구,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문직종에 종사하면서 독신의 삶을 누리는 ‘트렌드세터 골드족’ 등 4종 4색의 1인 가구가 존재한다([표]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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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리쉬한 트렌드세터 골드 1인 가구

골드족 1인가구는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혼자 사는 삶을 즐기는 집단이다.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일상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사회적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과반 수 이상은 관리전문직종에 종사하는 대졸 이상의 고학력 집단이다. 이들은 도시의 새로운 가치의 담지자이자 도시적 문화형성에 기여한다. 지난 10년 동안 1인 가구 중 전문가 계층이 2배 이상 증가한 것과 개인주의 가치의 확산, ‘필수 아닌 선택’으로서의 결혼 등 사회문화적 요인이 ‘화려한 싱글’ 집단의 성장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골드족을 겨냥한 문화, 쇼핑, 운동과 건강 관련 영역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개장한 한 고급백화점에서는 ‘남자들의 럭셔리 놀이터’라는 타이틀로 골드 미스터에게 유혹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이들 스타일리쉬한 1인 가구는 도시에 새로운 문화 활력을 가져오고 고유한 싱글 문화도 창출하는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도시의 ‘핫 플레이스’로 부상하는 곳은 ‘쿨한 싱글’의 아지트로서 도시문화를 만들고 있다.
한편 제도적 차원에서 보면 이들 1인 가구가 필요로 하는 주택 다양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1인 가구는 주거 이동성이 높은 편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주거 선택에서 아직은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까지의 주택 정책이 4인 가구 중심으로 이뤄져왔던 탓이 크다. 따라서 다양화된 가구 규모에 맞는 주거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불안한 독신자 그룹

불안한 독신자 그룹은 중·장년층 이혼율의 증가와 한국 사회의 교육문제와 관련한 기러기 가족의 증가, 중장년 실업 문제 등으로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이다. 경제사회적 약자로서의 불안한 독신자 그룹에게는 ‘사회적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 ‘강제적’으로 혼자 사는 사람은 사회와의 ‘연결’이 약하기에 부유(浮遊)하거나 떠돌아다니게 된다. 그 결과로서 사회적 통합·공동체성이 약해지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이 비(非)사회적 현상의 중심에 서는 경우도 있다.
혼자 사는 40대 중년층은 부부 가구에 비해 뇌졸중 발생률이 3배 이상 높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스스로 원하지 않게 혼자 살게 된 사람에 대한 사회적 보살핌을 제공하는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다. 사회적 연결망의 역할을 복원하고, 커뮤니티 단위에서의 건강 검진, 심리 상담 등 1인 가구를 위한 사회적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

밥 먹는 문제가 일차적인 걸림돌일 수 있는
비자발적 1인 가구, 산업예비군


20~30대 중 아직 사회적 직업을 갖지 못한 취업준비생이나 비정규직이 젊은 1인 가구이다. 물론 사무직종에 종사하는 1인 가구도 이 부류에 포함할 수 있으나 사무직종과 블루컬러 직종의 경계에 있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을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대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젊은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주거 안정성에 대한 수요가 높다. 지역 문화적 요소를 통해 공동체성을 복원시킨다면 네이버후드(neighborhood)의 안전이 확보되기가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다.
한편,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힘들게 느끼는 것은 ‘밥 먹는 문제’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그래서 아침을 거르는 비율이 높고, 어떤 경우에는 저녁도 ‘먹는 것’이 아니라 ‘한 끼 때우는 것’이 되었다. 최근 나타나는 사회적 가족(소셜팸, Social Family)이나 함께 밥 먹기(소셜 다이닝, Social dining) 등의 현상은 젊은 1인 가구가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이다.

고령화에 따른 실버세대 1인 가구

한국의 수도, ‘서울의 고령 인구’는 2013년 10%를 넘어섰다. 이 비율이 2019년이 되면 14.3%로 증가해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고, 2026년에는 ‘고령인구 비율’이 20% 이상이 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다. 이러한 고령인구의 증가와 남녀 평균수명의 차이에 따라 실버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실버 1인가구는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절대 빈곤 상태인 독거노인과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고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고령집단이 있다. 액티브 실버를 위한 주거, 여가 등의 시장은 이제 막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좀 더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적으로는 독거노인을 위한 경제적 지원이 일차적인 급선무이지만, 사회적 고립 또한 노인세대가 마주하는 문제이다. 한국 사회의 노인자살률은 노인 10만명 당 64.9명으로 고령사회 일본에 비해 2배가 넘는다. 자살의 1차적 원인은 경제적인 문제이지만, 혼자 고립되어 있는 노인세대의 정서적 상태 역시 심각하게 다뤄져야 할 문제이다. 실버 싱글 마이너리티 지원체계를 확장하며, 동시에 노인의 사회적 교류가 가능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에서 하는 ‘한 지붕 세대 공감’ 사업의 경우, 주거공간에서 여유가 있는 고령자와 주거공간이 필요한 대학생을 연결해서 입주 청년은 고령자를 위한 생활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학생은 주거비를 낮추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일본에서의 코하우징(Co-Housing) 프로그램의 응용 버전으로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간의 공유와 연대를 위한 시도이다.

가족의 외연을 확장해
사회적 가족을 형성하는 것,
함께 살아가는 지혜일 수 있어


서구 사회의 경우, ‘북유럽 국가’의 1인 가구 비율은 거의 40%에 달하며, ‘미국’도 30%대이고, 일본도 1인 가구 비율은 우리와 비슷하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1인 가구 증가현상이 너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4명의 가족이 살아가는 것이 아직도 일반적인 가족의 모습인데, 사회는 이미 1·2인 가구가 대세가 된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진 것이다. 다양한 가구 형태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공동체로서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사회적 가치’를 담은 시도가 이곳저곳에서 계속될 때,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우리가 될 수 있을 때, 우리 사회의 모자이크화된 다양성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모습이 건강한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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