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단체협의회 소식
  • 월간소비자

월간소비자

제목 시장의 큰 손, 싱글 이코노미의 부상
이름 전미영 교수 단체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소비자학과

 

tuk3-1.jpg
1인 가구의 증가, 나홀로 전성시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었다. 2016년 9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985년 6.9%에 불과하던 ‘1인 가구 비율’이 2015년 27.2%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략 세 집 중 한 집은 혼자 사는 가구이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대표적인 가구 역시 1인 가구라는 의미이다. 홀로 먹고, 놀고, 소비하는 “나홀로 트렌드”를 비단 1인 가구만이 주도하는 것은 아니다.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장 보편적인 가구라 하더라도 하루 한 번 가족과 함께 식사하기도 어려운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실상 나홀로족의 라이프스타일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야말로 나홀로 전성시대인 것이다. 제조업은 물론이고 유통과 서비스업종에서도 “1인 소비트렌드”는 더없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자연스레 한국시장을 바꾸고 있다. 그 변화를 하나씩 살펴보자.

점차 소형화, 개별화되는 제품

최근 유통시장에서 단연 두드러지는 변화는 소형화와 개별화다. ‘투게더’라는 이름의 아이스크림이 있다. “온가족이 함께~ 투게더~”라고 하는 CM송으로 친근한 이 제품은 1974년 발매된 이후 40년이 넘도록 빙그레의 대표상품 자리를 차지했다. 큰 통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온 가족이 함께 먹는 대표적인 가정용 아이스크림, 그 투게더가 2016년 6월, 1인용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했다.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당연한 신상품 발매지만, ‘함께’라는 의미인 ‘투게더(together)’가 1인용이라니, 기업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외에도 혼자 마시기에 부담스러운 용량이었던 와인이 기존제품의 4분의 1 용량의 미니와인으로 변신한다. 당근·양파·마늘·고추 등 필수 채소 10여 가지를 각각 990원에 맞춰 작게 포장해 판매하는 야채 패키지, 6구만 들어있는 소포장의 달걀, 4분의 1모 두부 등은 모두 소포장을 강조한 제품이다.
혼자 먹는 밥이라는 뜻의 ‘혼밥’을 즐기는 1인 소비자도 증가한다. 이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한 끼는 단연 편의점 도시락이다. 저렴한 가격 대비 맛도 좋아 각 편의점에서 새로운 도시락이 출시될 때마다 각종 SNS(Social Network Services)와 블로그에 수많은 리뷰가 쏟아진다.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이를 겨냥해 한정 출시된 명절 도시락이 불티나게 팔리기도 한다. 실제로 ‘명절 기간 중 도시락 매출’은 해마다 약 30~40%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어 중요한 틈새시장으로 대접받고 있다. 한국인의 대표 주식인 쌀 소비 모습도 바뀌고 있다. 대형마트를 기준으로 ‘쌀 매출’이 지난해보다 18% 감소하는 가운데, ‘20kg 대용량 포장’은 31%가 감소한 반면, ‘5kg 소포장’은 11%, ‘즉석 밥’은 16.2%가 증가하고 있다.
1인 식당의 인기 또한 만만치가 않다. 1인석마다 칸막이가 있어 혼자 먹는 것이 민망하지 않도록 배려한 ‘일본식 라멘 식당’이 처음 한국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식당에서의 혼밥은 민망하고 창피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1인 식당에서 선보이는 메뉴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1인용 화로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1인 고기집이나 1인용 냄비가 제공되는 1인 샤브샤브 집은 혼밥을 하기에 적절한 식당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가전제품과 집안 구조도 혼자 사는 사람을 겨냥해 계속해서 작아지고 있다. 한샘은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TV와 화장품을 동시에 수납하는 멀티 시리즈 수납장을 선보였다. 조리대도 되고 홈바로도 활용 가능한 넵스의 맘스 오피스도 인기다. 1인용 미니 소파와 테이블도 계속해서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조리도구 역시 작아진다. 혼자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미니 삼겹살 구이 팬이 등장했고, 16cm 프라이팬과 14cm 냄비 등 미니사이즈 주방용품이 눈길을 끈다.
주택시장도 이에 맞춰 변한다. 필수 가전이 모두 갖춰진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수요가 최근 전체 주택 공급 물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얼어붙은 소비심리 속에서 고민이 많은 건설업체도 가족 중심의 중대형 평수 대신, 빌트인 가전을 탑재한 소형주택의 공급을 늘려 불황을 타개하고자 하는 것이다.

1인 소비자의 질적인 변화에 주목해야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단지 제품의 크기가 작아지고 포장단위가 작아지는 것만이 1인 시장 트렌드에 발맞춘 변화라고 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경쟁사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단편적인 아이디어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혼자 소비하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해하는 것에 달렸다. 다시 말하자면, ‘혼자’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혼자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개인의 생활패턴과 소비열망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트렌드에 다가가는 첫걸음이라는 의미다.
그런 의미에서 혼자 하는 소비가 과거와 달라진 점을 찾아보는 것이 유용하다. 1인 소비 소비트렌드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혼자 하는 소비가 같이 할 친구나 가족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자 있고 싶어서 스스로 선택한 ‘대단히 자발적인’ 소비라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홀로 소비에 ‘최소한의 비용’만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알아주지 않을지언정 훨씬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한다. 우아하고 품위 있게, 격조 높은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소비생활이다.
앞서 설명한 주거 양식은 단순히 ‘소형화’되는 것을 벗어나 개인의 취향에 맞춤 공간을 탈바꿈하고 있다. 주방에 식탁 대신 큰 책상을 놓기도 하고, 집의 가장 넓은 공간을 자신만의 수집품을 위한 장식장에 할애하기도 한다.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광은 방 한 칸 전체에 스크린과 개인용 빔 프로젝터를 설치하여 나만을 위한 작은 영화관을 꾸미기도 한다. 반신욕조가 욕실을 탈출해 거실에 자리 잡기도 하고, 반려동물을 위해 문을 달지 않는 등 개인의 요구에 따라 주거 공간을 맞추어 꾸미고 있다.
집 안에서 혼자 휴식을 즐기더라도 우아하게 쉴 수 있어야 한다. 집에서는 주로 독서, TV 시청, 게임 등이 여가생활의 대상이 된다. 쾌적한 환경에서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정적인 취미생활을 즐기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은 최근 ‘스테이케이션’이라고 불리며 호응을 받고 있다. 이들은 시리즈 책을 쌓아놓고 완독하거나 좋아하는 드라마를 다운받아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정주행하기도 한다. 각종 게임은 물론 프라모델이나 블록형 완구 조립을 즐기고 네일아트나 스킨케어 등 ‘홈 뷰티케어’에도 열심이다.
집 안의 휴식을 즐기는 사람을 위해 기업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가령, 스마트폰으로 영화·TV 프로그램을 보는 이들이 증가하면서, 이를 겨냥한 업체들의 할인·무료 이벤트 행사가 쏟아졌다. KT는 자사의 ‘올레TV 모바일’을 통해 VOD(Video On Demand, 맞춤영상정보 서비스) 할인 이벤트를 실시했고,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oksusu)’에서는 추석특집 무료 영화 서비스와 가족 영화 30% 할인 행사를 펼쳤다. CJ헬로비전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헬로TV앱’에서는 ‘한가위 특집관’을 마련하여 최신영화와 명화를 TV와 모바일로 이어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혼자 하는 취미생활에 들이는 비용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년여 전까지만 해도 전체 시장의 1%에 불과했던 ‘프리미엄 헤드폰 제품’이 현재 30%까지 급성장했다. 고가의 스피커를 구매하면 좋은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워 누구나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반면 헤드폰은 그야말로 혼자서 소리를 듣는 제품이다. 누가 알아봐줄 필요도 없이 그저 혼자 사용하는 제품이기에 9,900원짜리 이어폰만으로도 충분할 법한데, 자신의 귀를 소중히 여기는 나홀로족은 싸게는 30만원, 비싸게는 200만원에 이르는 프리미엄 헤드폰 제품을 구태여 구매한다. 본인의 모습을 쉽게 찍을 수 있는 셀프카메라와 캠코더처럼 나홀로족을 겨냥한 품목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혼자 놀기의 줄임말인 ‘혼놀’이 증가하는 현상도 1인 소비트렌드의 중요한 변화다. 가장 대표적인 혼놀 방법은 혼자 노래방에 가서 ‘혼곡(曲)’을 하는 것이다. 이들은 혼자 무아지경에 빠져들어 신나게 가무를 즐기고, 혼자 감상에 젖어 구슬픈 가락을 뽐내기도 한다.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부르고 싶은 노래를 실컷 부르며 ‘이 순간만큼은 내가 가수’다. 혼놀은 노래방을 넘어 이제는 클럽과 뮤직페스티벌까지 그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혼영’ 즉, ‘혼자 영화보기’는 이제 1인 소비자의 보편적인 여가문화로 정착해 가고 있다. CGV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전체 관객 중 7.2%에 불과했던 ‘혼영족 비율’이 2014년 8.3%, 2015년 9.8%로 성장세를 보이더니 2016년 상반기에는 11.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관람객 중 20~30대가 전체의 약 70%에 달했다. 이들이 혼영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몰입감 있는 관람을 위해서’ 49%였으며, ‘약속 잡는 과정이 귀찮고 복잡해서’ 48.2%, ‘혼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38.8%, ‘원하는 시간에 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 38.8%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함께 영화를 보기 위해 서로의 취향과 시간을 협상하느라 애를 쓰느니, 나 혼자 편하게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보는 것이 훨씬 편하다는 것이다.
‘혼행’ 즉, ‘혼자 하는 여행’ 또한 1인 소비자의 중요한 여가생활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6년 7월 온라인 종합쇼핑몰 G9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자 966명 중 절반이 넘는 58%가 ‘나 홀로 해외여행을 가본 적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해외로 혼행을 떠나는 이유로 20~30대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47%, 40대 이상은 ‘편해서’가 42%로 1위였다. 이들은 ‘일본·중국’ 36%, ‘유럽’ 36%를 해외 혼행지로 가장 선호했고, ‘패키지 투어’ 8%보다는 ‘자유여행’ 84%로 압도적인 선호도를 드러냈다. 제주도, 통영, 속초, 안동 등의 국내 여행지 또한 혼행하기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혼행을 겨냥한 여행상품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위한 스마트폰 앱들이 혼행족의 든든한 여행 길잡이가 되고 있다. 최근 리뉴얼을 한 대표적인 여행 앱 ‘스카이스캐너’는 항공권·호텔·렌트카 가격을 한 번에 비교해주는 서비스와 더불어 고객 취향과 특성에 맞는 여행 코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현지의 여행상품이나 교통패스, 공연티켓·입장권의 구입을 도와주는 앱 ‘마이리얼트립(My Real Trip)’ 역시 혼행하는 사람들의 필수앱으로 꼽히고 있다. 이제는 혼자 캠핑하기가 최근 나홀로족의 새로운 여가생활로 떠오르는 등 혼자 제대로 놀 줄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지원하는 관련 시장은 더욱 진화할 전망이다.
금융시장 역시 1인 소비자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보통 나홀로족은 자신의 현재 생활에서 행복과 만족을 얻기 때문에 재테크나 금융시장에 무심한 편이다. 즉, 자신을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반면 재테크에는 비교적 소극적이다. 이들에게 펀드나 주식 상품과 같은 투자는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큰 부담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이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식 예·적금 상품과 보험 상품이 출시된다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보험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에 주목해 가족 중심으로 선보였던 상품에서 벗어나 개인을 중심으로 설계된 상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자발적 싱글을 중심으로 한
싱글 이코노미의 부상


과거에는 1인 소비자, 혹은 나홀로족을 일생 중 잠시 스쳐지나가는 단계 정도로만 생각했다. 현재는 1인 가구지만 언젠가는 가정을 꾸려 보편적인 형태의 가구를 이룰 것이라는 기대 같은 것이 있었다. 앞으로는 나홀로족의 등장을 일시적인 작은 현상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될 것이다. 도시적인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되고 온라인으로 관계를 대신하는 삶이 가속화되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라이프스타일이 더욱 익숙한 ‘자발적인 싱글’이 경제의 큰 부분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삶을 단순히 지원하는 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그러한 선택을 하게 된 계기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싱글 이코노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 식품허위과대광고 정보공개창
  • 건강인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
  • 축산물안전통합관리인증
  • 내가만드는국민행복표준
  • 농업관측센터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 찾기쉬운생활법령
  • NFSI식품안전정보원